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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현일장(三顯一藏) / 차영섭
하늘의 원리는 사륜마차와 같은 것일까. 마차를 끌고 가는 말이 도道라면 네개의 바퀴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인 것.봄은 대지가 눈을 뜨고 팔을 활짝 젖히는 소생의 계절이며 마라톤 선수가 출발점을 떠나는 자연의 시작인 것이다. 여름은 정비된 힘으로 적극적으로 맞서서 전력질주하는 소위 땀 흘려 설치는 계절이고,가을은 결실을 거두고 정리하면서 겨울을 준비하는 계절이며,겨울은 성과에 대해서 잘 잘못을 따지며 심판을 내리는 계절인 것이다. 여름에 전력질주한다는 말엔 4토막 중 4토막을 전부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1토막을 남기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만약 사과나무 한 그루가 있다면 이 사과나무는 봄에 온 힘을 다 쏟아 가장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 위해 전념할 것이고,여름이 되면 맺은 열매를 튼실히 키우기 위해 전력을 다해야겠지만,이미 꽃을 피우느라 기력이 쇠진하여 무기력해진 상태이다.이때 하늘은 마치 달리기 선수가 기진맥진했을 때 물을 끼얹는 것처럼 천둥 번개와 장대비를 내리며 사과나무에 생기를 넣어주고 재충전된 기력으로 열매를 키우게 되며,가을에는 햇살을 충분히 받으면서 달고 있는 이파리마저 다 벗어던지고 오직 열매를 익히는 데만 힘을 집중하게 된다.겨울이 되면 매서운 추위가 사과 열매에 대하여 심판을 내려 약한 열매는 얼려 죽이고 우량한 열매만 살려서 봄에 건강한 싹을 틔우게 한다.
이것을 하늘이 자연을 조정하는 원리인 원(元) 형(亨) 이(利) 정(貞)이라 한다.일년으로 보면 원은 봄이고 형은 여름이며 이는 가을이고 정은 겨울이다.
하루로 보면 원은 아침이고 형은 낮이며 이는 저녁이고 정은 밤이다.
이것은 삶에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그것이 바로 삼현일장(三顯一藏)즉,셋은 나타내고 하나는 감추라는 뜻이다.봄 여름 가을이나 아침 낮 저녁은 열심히 활동하여 나타내라는 삼현이고,겨울이나 밤은 기다리고 심판하고 반성하며 감추라는 일장이다.
예를 들면 하루 24시간 중에서 18시간은 활동하고 6시간은 잠을 자는 것.인생을 80년으로 봤을 때 가능하다면 1/4인 60세부터는 초연한 생활로 즐겨야 마땅하다는 것.자가용으로 출퇴근하는 사람은 월 1주 정도는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한다는 것.좋은 일이 3번 있을 때는 나쁜 일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 외에도 식사할 때 위의 1/4은 비운다든지 하고 싶은 말이나 표현도 1/4은 감춘다든지 3溫1冷 등 얼마든지 일상 생활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삼현일장의 기대 효과는 아래와 같이 요약할 수 있겠다.
잔잔한 바다에서는 좋은 뱃사공이 나올 수 없다는 말이나 고생 끝에 행복이 온다는 말처럼 겨울이란 시련 끝에 봄꽃이란 기쁨을 맛 볼 수 있다는 것이다.또한 대나무가 마디마디 맺으며 자라듯이 봄 여름 가을 겨울 매 단계마다 다지고 다지며 최선을 다해야 아름다운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집중과 분배,주력과 예비,일과 휴식등의 편성이 적절해야 오래도록 지속될 수 있다는 것 등 순리에 따르는 합리적 사고를 일깨워주고 있는 것이다.또한 좋다고 너무 좋아하지만 말고 겸손해야 하며 나쁘다고 너무 낙심하지만 말고 인고하며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면서 봄을 기다리라는 의미를 암시해 주고 있다.
삼현일장은 자연스런 하늘의 뜻(天志)이다.
이 뜻을 깊히 이해하여 삶의 이치를 깨닫고 이를 따르려는 아름다운 마음을 지니면 좋은 생활의 지혜가 아닐 수 없다.그럼으로써 나의 꽃,사회의 꽃,나라의 꽃이 더 아름답게 활짝피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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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찾아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