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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찾아서 / 차영섭
천지 만물이 내 마음 속에 있다 한다.이런 내 마음은 어디에 있을까.머리 속에 있을까 가슴 속에 있을까.있는 줄은 알지만 어디에 있는지 좀 모호하기만 하다.그래서 혹자는 마음이란 바람이나 구름과 같다고 했다.바람이 불면 보이지 않지만 나뭇잎이 흔들리고,구름이 모이면 천둥번개를 치며 비를 내리고 구름이 다시 흩어지면 맑고 푸른 하늘을 드러내 보인다.또한 햇빛을 받아 온갖 아름다운 형상을 나타내기도 하니 그렇게 말할만도 하다.어찌 생각해 보면 낚시줄과 낚시의 관계나 바늘과 실의 관계처럼 마음은 몸과 깊은 관련성을 맺고 있다고 보아진다.
사람은 다 같은 사람이지만
바람보다도 가벼운 사람
돌보다도 무거운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바람보다도 가볍다는 것은
후후 불면 떠다니며
지나는 사람의 신경 줄을 빳빳하게 당기는
솜털 같은 그런 사람이요
돌보다도 무겁다는 것은
물 아래 고요히 풍파를 일으키지 않고
자기 자리 지키는 그런 사람이다.
가볍고 무겁다는 건 마음 무게요
마음 무게는 말과 행동으로 표출된다
표출되는 빛과 그림자는
겸손함과 경솔함으로 나타나고
경솔함은 상대 마음에 상처를 입힌다.
문제는 자기 스스로 자기 무게를
모른다는 것
언제나 저울 위에 올려 놓고서
스스로의 기울기를 재보아야 한다
이것이 나 아닌 또 하나의 나다.
겸손은 生의 약이고 경솔함은 害의 독이다.
이렇게 다양하게 행동을 하는 사람의 마음은 어디서 왔단 말인가.
우리가 이 땅에 태어날 때 이미 하늘이 우리 몸 안에 곱게 주신 선물이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양심(良心)이란 착한 마음인 것이다.그러나 성장해 가면서 차차 지능이 발달하고 뭔가를 알게 되면서부터 버러지가 이파리를 갉아 먹듯 욕심이란 것이 생겨서 양심의 푸른 잎을 좀 먹었다.양심이란 것은 하늘의 마음으로 우주의 왕성하고 순수한 생명력이 넘쳐나고 느낌이 잘 발달되어 있는 것으로 천명(天命)을 이어가게 한다.그러나 욕심은 끈적끈적한 접착제같이 집착이 강하고 경직되어 유연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주변 상황에 잘 대처하지 못하고 오직 자기 욕구만을 위하여 돌진할 따름이다.욕심은 너와 나를 철저히 구분시켜 놓고 대결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기 때문에 봉변을 자주 당하고 몸을 힘들게 하기 때문에 천명을 단축시키고 느낌도 둔하다.욕심이 끼어 보는 산은 산이 아니요,물 또한 물이 아니다.어린아이가 보는 산이 산이요,물이 물이다.산이 산이요 물이 물이기 위해서 언제나 내 마음을 어린아이처럼 곱게 지녀야 한다.그래서 하늘나라에 가고 싶거든 어린아이가 되라고 말씀하셨다.욕심이 고집을 피우고 울며 해달란다고 맹종해서도 아니 되고,욕심과 양심의 적절한 선에서 타협을 보는 것이 합당하지 않을까.우리가 일상에서 어떤 일을 할 때에 이런 양심과 욕심이 내 마음 속에서 싸우게 되는데 이것을 갈등이라 한다.하늘에 한 점 부끄럼이 없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되는지 대강 짐작이 가리라.자칫 욕심에 너무 치우치면 순간의 실수가 영원으로 이어진다.조화로운 삶이 무엇인지,어떻게 해야 조화로운 삶이 되겠는지 잣대를 설정하는 것이 지혜다.
사실 세상이란 것은 하나의 목욕탕과 흡사하다.
온탕 -----ㅇ
거품 일고 뿌우연
뜨겁게 땀 흘리는
욕망이 들끓는 세계.
냉탕 -----ㅇ
맑고 명명한
차갑게 심오한
진리가 자리한 세계.
온탕엔 많은 사람들이
들끓고
냉탕엔 몇몇 사람만이
숙연하다.
우리 사는 세상은
하나의
목욕탕.
온탕
냉탕
왔다 갔다
할 수 없는,
양심의 세계와 욕심의 세계를 단편적으로 나타내 보았다.냉탕에서만 살 수도 없고 온탕에서만 살 수도 없다.어차피 냉온탕을 왔다갔다 드나들어야만 한다.물과 같은 마음,그래서 손에 잡히지도 않고 형체도 없는 마음,그 변화 또한 어지러울 정도이다.방금 사랑했다가 증오로 돌변했다가,변하지 않을 것처럼 믿게 좋아했다가 싫어졌다가 참으로 이것은 누가 조정하는 것이냐.얼음이다가 금새 펄펄 끓는 물이 되고,불에 달궈진 쇠처럼 뜨겁다가 이내 식는 내 마음.물 속에 잠긴 돌멩이가 후후 불면 곧 솜털로 변한다.나누기를 잘하고 한 쪽으로 치우치는 이런 마음의 속성을 잘 읽는 자는 실망이 덜하다.
필자는 여기서 몸과 마음을 아래와 같이 정의해 보았다.
마음이 새처럼 가벼우면
몸도 날고
마음이 돌처럼 무거우면
몸도 가라앉는다
내 마음 가는 데 몸 따라간다
꽃이 나무의 넋으로 피고
열매가 꽃의 넋으로 맺는다
넋으로 피는 꽃이
몸으로 피는 꽃보다
더 향기롭다.
이제 몸과 마음을 잘 추스려 내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보련다.
장마 구름 가운데에 파란 하늘이 드러나듯
그렇게 마음의 문이 열리면
비로소 어둠 속에 빛이 스미고
비로소 눈과 코와 귀가 트이고
비로소 웃음이 터져 우주와 하나 될 것을,
왜 그 문은 닫히려고만 할까
닫혀 있으면 겨울이요
열리면 봄인데
왜 봄 싹을 거부하는 것일까
용서와 이해의 봄바람을 불어 넣고,
문이 슬슬 열릴 때까지
말하지 않으리
어떤 결단도 내리지 아니 하리
다스리며 다스리면서 기다리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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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양이 비칠 무렵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