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발 뒤로 물러서서 보라 /손계 차영섭
숲 내에서 숲이 보이지 않는다
집안에서 집이 보이지 아니한다
직장 내에서 직장이, 운동장 안에서 게임이,
바둑판 속에서 바둑알이 아니 보인다
한 발 물러 그 밖에서 보아야 잘 보인다
관계를 잘하고 싶으면 관계 밖으로
게임을 마음대로 하고 싶으면 관람석에서 보아라
내 삶을 진실로 알고 싶거든
삶의 현장을 벗어나라
집에서 나와 등산을 하면 집암일을 잊는다
집을 나와 여행을 하면 다 잊고 홀가분해진다
명상을 하는 것도 잊기 위해서다
한 가지에 집중하는 것도 다른 일을 잊기 위해서다
숲 안에서 아무리 걸어보아도 역시 숲을 벗어나지 못 한다
숲 밖으로 나오고 싶거든 희망 하나를 걸어라
북극성을 향해 걷지 아니하면 맨날 걸어도 역시 사막을 못 벗는다
여행도 명상도 집중도 바둑도 자기 자신만의 북극성이 있어야 한다
이 말은 무엇에서 벗어나고 싶거든 한 발 물러서라는 말이다
한 발 물러서면 한 발 다가서게 된다
바둑을 구경하면 바둑을 두고 싶고
직장을 떠나면 직장이 그립다
집을 떠나면 집밥이 먹고 싶은 것처럼,
친구도 싫증나면 잠시 소원해 보고
무엇이 너무 지루하면 잠시 손 놓고 쉬어라
쉬는 게 의욕을 불러일으키고 멀어지는 게 가까워진다
삶의 무게가 너무 무거우면 벗어나고 싶은 것이다
배낭이 무거울수록 배낭이 나를 누르니까 고통을 받는다
하물며 지구에 몸을 붙이고 사는 한 지구의 중력을 때문에
고통을 면할 수 있겠는가? 그 반작용의 힘을 상상해 보아라
살아있는 한 그 무게의 고통을 면할 수 없다
지구 반대편에 사나, 양극에 사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 무게의 중심을 잘 잡으면 즉, 무게의 중심에 서면
좀 가벼워질 수 있다.
여행을 떠나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여행지가 아름다워서라기보다는
내 삶의 현장을 벗어났기 때문이다
때때로 삶의 현장에서 한 발 뒤로 물러서보라
그것이 고통의 무게를 덜어내는 방법이다
한 발 물러서면 한 발 가까워지니라.
건강에 보탬이 되는 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