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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심론(良心論)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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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론(良心論) /손계 차영섭 오, 성령이시여, 내가 이 땅에 오는 날, 당신께서 나에게로 오신 것을 압니다. 그때부터 한 몸이 되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고 있습니다. 내가 어려울 때는 언제나 저울의 추가 되어주시고, 허물어진 돌담에 쐐기가 되어 주셨습니다. 내가 술래가 되어 숨으려 해도 당신 앞에선 숨어도 드러납니다. 오, 성령이시여, 내가 얼마나 빈약한지 이미 아시겠지만 당신은 나의 빛이시니 나의 어두운 삶은 당신으로 하여금 길이 보입니다. 나는 옷을 입었지만 당신 앞에선 모두 벗었습니다. 내가 밤송이처럼 고슴도치처럼 옷을 입는다 해도 당신 앞에서 그것은 벗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 성령이시여, 내가 큰 소리 친다 해도 당신 면전에선 침묵이요 내가 어떤 말을 한다 해도 당신은 그것을 참과 거짓으로 가려내십니다. 당신은 귀가 없어도 듣고, 눈이 없어도 보며, 입이 없어도 말하십니다. 고개를 한번 숙이면 그만큼 겸손해진다고 나를 타이르십니다. 나의 고백보다 남 이야기를 적게 하게 하여 주시고, 나를 말하는 사람 앞에서 귀를 닫지 않게 하여 주십시오. 대낮처럼 단정히 살아가는 용기와 정신의 일을 도모하게 힘을 주소서. 나 밖에 물질보다 나 안에 정신이 당신 안에 머물게 하여 주소서. 다른 사람에 앎보다 나 자신의 삶을 교정하게 하여 주소서. “나는 할 수 있다.”는 희망 속에서 일어나 뛰게 하여 주소서. 어제의 나에 머물지 않고 오늘의 나에 집중하게 하여 주시고 양심(兩心)이 아니라 양심(養心)으로 나의 양심(良心)이 되어 주소서. 달무리처럼 햇무리처럼 오, 성령이시여, 나를 감싸고 나를 돌봐 주소서. 良心과 良心으로 만나고, 良心과 良心으로 말하고, 良心과 良心으로 모든 계약이 이루어진다면, 오, 성령이시여, 얼마나 아름다운 삶이 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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