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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도 흑산도의 매력
글 차영섭
(1)
아, 우리나라에도 이런 광경이 있다니!
이건 하나의 섬이 아니라 바다 가운데 신의 명품이다
놀랍다 다시 놀라워 나의 감동이 곧 너의 감탄이다
오는 사람 가는 사람 북적대는 사람들의 입에서
절로 다시 절로 흥분이다
상상을 초월한다 오래 전부터 만나고만 싶었던 님!
님도 그리웠는지 안개 속에서 보여줄락 말락 나를 애태운다
이건 하나의 섬이 아니라 바다 가운데 펼쳐진
바위들의 반란, 죽순처럼 우뚝우뚝 솟아나 있다
동굴이라 하지만 수없이 많은 구멍들을,
하지만 그것은 님의 입이다 님이 곱게 앉아서
물고기처럼 물을 마시고 내뱉고 하는 저~ 생명을!
홍도는 살아있는 생명체다 살결이, 안개 속에서 바람이 보여준
곱디 고운 살결이 홍당무다 나를 만난 님도 사랑에 빠졌나 보다
붉게 타오르는 저 노을 같은 님의 심정을 나는 알 것만 같다
흙 한 줌 없이 온전한 바위인지 뭣인지 알 수 없는 신의 손놀림을
예서 만난다 바위가 바위가 아닌 것이 시루떡처럼 갈래갈래 붙여놓은
그 기괴한 모습을 누가 무어라 표현할 수 있으랴
나는 하루가 지난 오늘도 님을 만난 설레임의 여운이 가시지 아니한다
(2)
1670년 경부터 사람이 살았다는 홍도
여름에는 원추리들이 춤을 추고
사시사철 소나무들이 언제 어디서 왔는지 크지도 않고 천년을 살며
신선한 자태를 보여주고 있다
바다에서 산 위로 거북이가 올라가는 모습,
독립문이 영원한 독립을 기념하는 신의 증정,
물개를 닮은 바위며 다랑논 같은 바위의 예술,
바위와 소나무들의 연극은 이어진다
신랑 신부가 쪽도리를 쓰고 다정히 붙어 있는 사랑,
소낙비 빗줄기 같은 조각 바위들의 나열,
디스코 바위와 원숭이 바위
외로운 바위를 찾아온 가마우찌 한 쌍이 이곳저곳 보인다
이런 모습은 시시때때로 보는 장소에 따라서 그 변화를 연출한다
님을 앞으로 뒤로 돌고돌며 보여달라 애원했지만
님은 수줍어 끝내 다음을 약속하자 했다.
(3)
그래서 홍도는 다음으로 미련을 남기고 흑산도로 갔다
가다 오다 보니 신안군은 섬의 나라
천사(1,004)의 섬을 지니고 산다
흑산도에서 유람선으로 갈아타고 간 곳은
바다 한 가운데 죽순처럼 솟아난 상죽 하죽도다
황새의 하얀 화석도 만났고
입구 하나에 일곱개의 굴이 있는 칠성동굴에서 내려
아내와 사진도 찍었다
뭉게구름이 바위 끝에 매달려 촛불을 켜는 촛대 바위며
도승 닮은 바위와 만물상을 보여주는 바위,
할아버지 할머니의 사랑 바위
임자만 알 수 있는 거시기 머시기 바위도 보며 웃었다
대흑산도는 일주 도로가 완성되어 차량으로 관광이 가능하다
연리지의 팽나무며 피리 부는 소녀의 묘가 있는 신들의 정원
감옥소가 있었다는 옥섬과 동백나무 군락지가 잘 꾸며져 있다
봉화대에 오르면 흑산도 아가씨 노래비가 있고
높이 412미터의 철락산 등산 코스도 준비 되어 있다
정약전 선생의 유배지이기도 한 흑산도 골골마다
작은 꼬막 같은 마을이 어려운 삶을 보여준다
흑산 하루방 바위, 칠형제 바위, 파도치면 오줌 싸는 바위도 있다
여기를 가나 저기를 가나 그것은 양념이다
(4)
내가 가면 섬이 오고, 섬이 오면 내가 가며
너울성 파도를 타고 2시간 여 달리는 기분이 좋았다
안개는 짙고 비가 올락말락 바다가 화를 낼 듯 말 듯하여
가는 날엔 그저 그랬지만 막상 홍도에게 찾아가 보니
님은 너무도 아름다워서 나를 날 흥분시켰다
후회할 뻔 했다 만나지 아니했으면
모든 그리움이 사라졌지만 새로운 그리움이 살아난 기분 알겠니?
언젠가 기회를 만들어 다시 만나러 가고 싶은 사랑하는 님, 홍도야!
너의 이름을 불러 보며 나의 깊은 생각 속에 너를 담고 있으마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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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십리를 찾아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