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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 땅의 사랑 / 차영섭
절대 이혼하지 않는다
오로지 밀고 당기는 사랑할 뿐
밀물과 썰물처럼 바다와 땅이 사랑놀이를 하듯
해와 땅도 그러하다
동짓날부터 서서히 마음이 풀리고
하짓날이 되면 비툴어지기 시작한다
해의 사랑이 더 뜨겁다
해는 잠도 아니 자고 땅을 사랑하지만
땅은 밤이 되면 으레 깊은 잠에 빠진다
가끔 달이 시샘을 하여 기웃거리기도 한다
하기야 달의 시샘으로 해와 땅의 사랑이
더 뜨거워지는지도 모른다
헤어지면 둘 다 죽는다는 것을 아나 보다
땅은 추워서 얼어 죽고, 해는 외로워서 우울해 죽고,
한 번도 헤어진 적이 없다
해의 사랑으로 땅은 풍성하게 산다
해는 아버지요 땅은 어머니다
아버지는 낮에 왔다 밤에 떠난다
멀리 일하러 가시나 보다
모든 생물은 사랑이 아니 식기를 어머니에게 기도한다
아버지가 떠난 집안은 얼마나 쓸쓸할까
겨울엔 착한 나무 자식들이 자기 옷을 벗어
어머니에게 입혀준다
추위에 양식이 부족하면 어머니 품안에 안겨
굶는다
아버지가 괘나리 봇짐을 지고 오시는 동짓날엔
어머니 입가에 화알짝 미소가 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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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치사 功致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