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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 숲에서 / 차영섭
오존의 진액 소나무 아래 깔판을 펼쳐놓고 가부좌 튼다.
풍경이 좋은 방향을 바라보며 앉아서 눈을 지그시 감았다 떴다 한다.
마음을 가다듬고 긴 호흡을 한다.
숨을 들이쉬며 아랫배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고
머리가 구름 위로 붕~ 떠오르는 느낌을 맛본다.
숨을 내쉬며 아랫배가 바람 빠진 풍선처럼 달라붙고
머리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느낌을 갖는다.
시선은 보이는 대로 낙엽에 머물기도 하고
소나무 껍질에나 바위에 묻어두기도 한다.
보이는 형상도, 들리는 소리도 그대로 받아들인다.
소나무들이 대화하는 소리, 참나무들이 소근거리는 소리,
이름 모를 곤충들이 가을을 이별하는 소리, 낙엽이 슬피 우는 소리,
어디선가 닭 우는 소리를 받아들일 제 내 마음은 한결 부드러워진다.
햇살은 불상에 머물 듯 소나무 사이로 나를 비추고 있다.
생각은 보이는 형상을 따라가며 그려본다.
마음은 잔잔한 호수가 되게 조심스레 명상을 한다.
일어나서 잘 생긴 소나무를 끌어안고 얼굴을 맞댄다.
소나무 살 냄새가 그윽하다. 코가 간지럽고 생기가 내 몸으로 빗물처럼 스며든다.
이제 방향을 바꿔 소나무 사이사이로 걷는다.
양팔을 올렸다 내렸다 새의 날갯짓을 하며 박자에 맞춰 심호흡을 한다.
단풍잎에 코를 대고 불타는 가슴의 정열을 맡는다.
걸으며 내 모든 신경은 한 발 한 발 느리게 내딛는 발바닥의 감촉을 느껴본다.
구름이 걷히고 파란 하늘이 보이듯이 머리가 맑아지고 기분이 좋아짐을 안다.
이것을 걷기 명상이라 한다.
솔가지가 땅에 엎드려 물구나무 선 낙락장송 아래서 가을 한 나절을 이렇게 보낸다.
오존! – 이것은 생명의 부활 아닌가?
도시에 자동차 매연, 집 안에 각종 가전제품, 시멘트 등에서 뿜어 나온 양이온이 얼마나
유해한가? 각종 질병을 일으키는 이 양이온을 중화작용으로 박살내는 것이 바로 음이온이다.
오존은 음이온을 양산한다. 소나무는 인간에게 그지없이 좋은 오존을 무더기로 생산한다.
소나무 아래서 소나무가 준 오존을 받아 마실 수 없는가?
오존이 우리 몸에 들어가면,
혈액을 정화시키고, 저항력을 강화시키며, 자율신경을 조절한다.
오장육부를 살균한다.
도시에서 기력을 잃어가고 있는 우리 몸의 세포들이 얼마나 좋아하겠는가?
가자, 솔밭으로, 가서 마시자, 오존을!
명상으로 마음의 평화를, 오존으로 몸의 생기를 회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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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에 발맞춰 잘 살아보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