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처마에 대한 단상 | ||
| ||
    | ||
|
처마에 대한 단상 /손계 차영섭 처마가 사라진 집들을 보니 그리움이 솔솔 부네 어릴 적 처마는 놀이터였고 기다림의 장소였는데, 비가 올 때에는 소꿉놀이를, 눈이 내릴 때는 딱지치기를, 처마는 참새들에게나 제비들에게나 집터를 주었다 초가집이나 기와집에 처마는 몸통을 보호하는 깃털이었다 얼굴에 눈썹 같은 처마는 갓의 차양 노릇도 하고 도로의 갓길 같은 역할을 하면서 직사광선의 가림막과 추위나 더위의 완충작용을 했다 초가집 처마는 넘치는 비를 조절하는 중용의 덕을 지녔고 곶감이나 매주나 시래기를 줄줄이 달고 때를 맞추어 주었고 쇠스랑과 호미와 삽을 보관하는 창고지기도 했다 갈 곳 없는 나그네에게 잠자리도 주는 배려심도 있다 집과 자연의 경계에서 조화를 이루고 여유를 주며 처마는 집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면서 첨병 노릇을 단단히 했다 젊은 시절을 지붕 같이 살았으니 이젠 처마처럼 살아야겠다 가족과 주변의 처마로서 나를 낮추고 자연과 접하며 살고 싶다.
|
  |
|
 |  |
 |  |  |
 |  행복을 만드는 공장 |
13·11·27 | 481 | |
 | 고통과 행복의 관계 |
13·11·19 | 430 |
| Copyright 1999-2024 Zeroboard / skin by GGAMB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