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시선

  
 차영섭(2005-03-29 05:06:38, Hit : 44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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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에게 / 이상화



           시인에게 / 이상화

       한 편의 시 그것으로
       새로운 세계 하나를 낳아야 할 줄 깨칠 그때라야
       시인아,너의 존재가
       비로소 우주에게 없지 못할 너로 아려질 것이다.
       가뭄 든 논에는 청개구리의 울음이 있어야 하듯,

       새 세계관 속에서도
       마음과 몸이 갈려 사는 줄 풍류만 나와 보아라
       시인아,너의 목숨은
       진저리나는 절름발이 노릇을 아직도 하는 것이다.
       언제든지 일식된 해 돋으면 뭣하며 진들 어떠랴.

       시인아,너의 영광은
       미친 개 꼬리도 밟는 어린애의 짬 없는 그 마음이 되어
       밤이라도 낮이라도
       새 세계를 낳으려 손 댄 자국이 시가 될 때에 있다.
       촛불로 날아들어 죽어도 아름다운 나비를 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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