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햇살 좋은 가을 날/李相潤
아내와 함께 결혼식에 가 보았다
새 세상을 향해 걸어가는 두 사람의 모습이
참으로 따스하고 아름다웠다
아내는 저렇듯 보기 좋은 날들이 올 수만 있다면
다시 한 번 세상에 태어나고 싶다고 한다
태어나서 여자로 살아 보고 싶다고 한다
그렇다, 그것이 어찌 이 햇살 좋은 가을 날
들판처럼 속이 빈 아내만의 소망이랴
우리는 지금까지 산다는 일에 얹혀
까닭도 모르게 젊은 날들을 보내 왔다
그것이 이제 와서 숨었던 아픔이 되기 때문이다
오늘 봄 길을 가는 저 두 사람은
이 햇살 좋은 가을날에는 그들의 봄도
그리움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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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영섭 | 이상윤 시인님, 반갑습니다. 오래만에 뵙는군요.
더위에 몸 건강하시구요. 08·07·14 15: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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