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목어(貫目魚) 배추쌈
청하 권대욱
한 세월 전에는 싸리꼬쟁이 질 했다더니
무슨 업장 그리 깊어 두 눈을 꿰임 하였는고
남이사 과메기라 하든지 말든지
익어가는 너의 육질에는
구둑 구둑하도록 샛파람 몰아치고
형산강 강바람이 비릿내음 거두더라
배추쌈에 소주 한 모금
내 뱃속을 휘돌아 갈 때
어마님 보내주신
한 종지 두툼한 멸치육젓 함께
바닷내음에 취해 가더라
푸른 바다 다 마셔버린 꽁치 한 마리
내사 망향가에 빠졌지만
물미역엔 늦햇살이 따라 들더라
北洋내음 그 두 토막 배추쌈
소주 한잔 입가심에
병포리 작은 갯마을
그 덕장에는 철 늦은 가을이 깊이 익더라.
*북 양 : 북태평양
*병포리 : 경북 포항시 구룡포의 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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