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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거창고등학교의 '직업 선택의 십계명'이 있다. 경남 거창은 작은 도시다. 그 사학에는 전영창 교장이 있었다. 그는 미국 수정교회의 전임이었던 로버트 슐러 목사와 신학교 동기 동창이다. 거창고등학교 교사를 지을때 미국 친구 목사의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는 철저한 신앙교육으로 학생들을 교육해서 훌륭한 인재를 많이 양성했다. 미션스쿨이 아닌데도 예배 드리고 설교하고 성경 배우게 했다. 그 교장때 거창고등하교 십계명의 비석이 세워졌다. 남쪽 지방에서 매년 서울 대학을 많이 합격시키는 명문 고등학교다. 그 학교의 십계명은 이렇다. 월급이 적은 쪽을 택하라. 내가 원하는 곳이 아니라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을 택하라. 승진의 기회가 거의 없는 곳을 택하라. 모든 조건이 갖춰진 곳을 피하고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황무지를 택하라. 앞 다투어 모여드는 곳에는 절대 가지 마라. 아무도 가지 않는 곳으로 가라. 장래성이 전혀 없다고 생각되는 곳으로 가라. 사회적 존경을 바라볼 수 없는 곳으로 가라. 한 가운데가 아니라 가장자리로 가라. 부모나 아내나 약혼자가 결사 반대하는 것이면 틀림없으니 의심치 말고 가라. 왕관이 아니라 단두대가 기다리는 곳으로 가라.
가슴이 아려오는 십계명이다. 오늘날 직업을 구하고 사회로 진출하려는 학생이나 젊은이들에게 너무나 격에 안맞는 계명이다. 요새 누가 이런 선택을 한단 말인가! 바보 천치가 아니고서는 어찌 이런 결단이 있을 수 있겠는가 ! 그런데 이런 모토로 자라난 이 학교에서 오늘 한국 사회를 빛내는 훌륭한 인물들이 쏟아져 나왔단다. 사람은 누구나 많은것, 높은데, 좋은 조건을 선호한다. 유명한 회사, 권력을 가질 수 있는 직업, 돈 많이 버는 학과, 장래성이 뛰어난 분야, 존경 받는 곳 그리고 가장 자리가 아닌 한 중심에로 나아가려고 애쓴다. 중심이 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예수님은 역설적 삶을 우리에게 보여 주셨다. 높고자 하는 자는 낮아져야 하고 부하려는 자는 내어주어야 하고 명성을 얻고자 하는 자는 자신을 숨겨야 하고 으뜸이 되고 처음이 되고자 하는 자는 나중이 되어야 하고 얻고자 하는 자는 내어주어야 하고 살고자 하는 자는 죽어야 한다고 하셨다. 이런 표현은 중심이 되지 말라는 뜻이다. 변두리에 머물고 중심에서 비켜나 있으라는 말씀이다. 내가 언제나 어디서나 꼭 중심에 서 있을 수는 없다. 그럴 필요도 없다.
구세군을 창설한 윌리엄 부쓰는 80세 되던 어느날 시력이 갑자기 나빠지는 것을 느꼈다. 병원에서 진찰하고 검사해 보았더니 시력을 잃어버릴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이 통고를 그의 아들이 먼저 받았다. 그 아들은 며칠을 벼르다가 조심스럽게 아버지에게 말했다. "의사 선생님이 아버지가 시력을 잃게 될 것이라고 하더군요" 그러나 한 평생 믿음으로 살아왔던 부쓰는 이런 대답을 했다. "지금까지 두 눈을 가지고 주님을 섬겼는데 이제는 두 눈이 없이 주님을 섬길 채비를 해야겠구나!" 충격을 받고 놀라는 것이 아니라 장애를 수용하는 태도가 얼마나 훌륭한 신앙인임을 보여준다. 중심에서 벗어날 때, 그래서 가에 처하는 현실을 겸손히 수용하는 자세가 부럽다. '버려둠'과 '소외' 그리고 '가장자리'에 서성이게 될 현실을 그대로 받아 드릴줄 아는 자세가 필요하다. 자신이 언제나 중심이요 중요 인물이고 핵심이라는 생각을 떨쳐 버려야 한다. 변두리에 서게된 현실을 인정하고 겸허히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중심이 아닌 변두리의 삶을 수용하고 살아가기 위해서 중심에 예수님이 계셔야 한다. 우리는 그분 안에서 살고 움직이고 존재한다. 예수님을 벗어날 때 우리는 미아가 된다. 중심에서 비껴나 산다는 것은 다른 무엇을 중심으로 모셔야 한다는 의미다. 그 무엇이 문제다. 돈 명예 쾌락이 중심되는 삶은 곧 그 중심을 잃게되고 황폐한 삶이 될 수 밖에 없다. 예수님이 중심이 되지 않을 때 나는 나 자신을 중심에 세우게 된다. 자기 중심의 위험성을 주님은 경고 하셨다.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 자기 성취, 자기 판단, 자기 결정, 자기 신뢰, 자기 존중은 자기를 무너뜨리는 망치 들이다.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 중심의 삶을 고백했다.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신 것이라..."(갈2:20) 자신을 변두리에 세울 때 주님이 나의 중심에 좌정할 수 있다. 그러므로 변두리 인생을 수용하고 감사하고 환영할 것이다. 그것이 궁극에 중심에 서는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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