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歸 去 來 辭
陶 淵 明
나는 고향으로 돌아가야 한다.
뜰과 들녘엔 잡초가 무성 할 텐데 어찌 돌아가지 않으리.
내 마음 이미 몸의 종이 된 터에 헛된 것에 홀로 어찌 슬퍼만 하고 있으랴!
지난일 도리 킬 수 없는 것, 앞으로 닥칠 일이나 부지런히 쫓아가리라.
길을 잃고 아직은 멀리 해매지 않는데.
오늘의 생각이 옳고 어제일은 모두 그릇되었다고 들 하던가.
배는 가볍게 물위로 두둥실 떠가고, 바람은 산들산들 옷깃을 날린다.
지나는 길손에게 길을 물어볼까? 희미한 새벽빛 왜 이리도 원망스러운가?
이윽고 초라한 내 옛집 지붕이 바라다 보인다.
기뻐 걸음을 재촉하니, 하인들 반겨 인사하고, 문 앞에선 아이들 어찌 그리도 즐거워할까?
정원의 오솔길은 거칠고 菊花와 소나무는 아직도 남아있구나.
한손엔 어린 것 손을 잡고 방안으로 들어서는데
탁자위의 술 한 병 가득한 채 놓여 있네!
술병을 당겨 스스로 따라 마신다.
뜰 앞 나뭇가지에 눈길 머물더니 흐뭇한 느낌 자아낸다.
남창에 기대앉아 보니 비좁지만 거동하기엔 불편 없다.
마음 왜 이리도 평화로울까! 나날이 늘어나는 산책 길
그 즐거움 어디에 比肩 할까.
庭園은 낮이 익고 정들어 가련만, 아무도 찾는 이 없는 문,
굳게 잠겨 있다.
지팡이 의지 해 고요히 거닐다 때론 걸음을 멈추고
푸른 하늘 무심코 고개 들어 바라본다.
구름은 무심하게 산 후미 진 곳을 돌아가고
새들은 날다 지칠 때, 둥우리 생각나겠지.
해는 뉘엿뉘엿 서산에 지려하고
어둠은 스멀스멀 잦아든다.
외롭게 서있는 소나무를 어루만지며 주위를 돌아봐.
나, 고향으로 돌아가 이제부터 홀로 사는 법 배우리.
세상과는 인연 없는 이 몸 다시 무엇을 찾아다닐까.
친지들과 나누는 이야기에 정붙이고
음악과 독서로 세월과 동고동락하리.
농부가 봄소식 알리면 서쪽 밭에 씨앗 뿌리고
때론 포장한 달구지 몰고, 때로는 작은 배 노 젖는다.
이름 모를 조용한 못 찾아 나서고, 때론 험한 산에 오르련다.
기껍다는 나무들은 무럭무럭 싱그럽게 자라는구나!
샘물 졸졸졸 흐르고, 철따라 소생하는 만물 가상키도 하지.
내 인생 장차 쉴 날 오지 않으리.
나는 이것으로 만족 하도다. 한번은 어차피 죽음을 맛보아야 할 터.
태어날 때처럼 조용히 가지 못하고 어찌 공연히 수선을 피울까.
부귀와 권력도 내 바라는바 아니요.
하물며 천국에 갈 것을 내 어찌 바랄쏘냐?
청명한 아침 홀로 거닐며
때로는 지팡이 옆에 세워두고 잡초 뽑고 밭을 매는 것도 과히 실치 않으리.
깨끗한 시냇물 가에 앉아 詩도 읊고 동마루 언덕에 올라 마음껏 외쳐본들.
꺼 이 살다 꺼 이 운명을 맞을 터.
진정 한마디 의문 없이 하늘의 뜻 따르리라.
*사람들은 그를 隱者라 부른다. 그러나 결코 그렇지 않다. 그가 회피하려고 한 것은政治였지, 인생 그 자체는 아니었다. 그가 論理를 중히 여기는 인물이었다면 佛敎의 僧侶라도 되어 세속으로부터 도망쳐버릴 결심을 했을지 모른다.
그에게는 偉大한 人生 愛가 있었다. 아내와 아이들이 너무나도 소중한 존재였다. 田園이며 자기 집 뜰 안에 뻗은 나뭇가지며 마음에든 언덕 위 외톨박이 소나무에 한결같은 애착을 가졌다. 그는 이론가가 아니라 생각이 보다 깊은 사람이었다.
인생에 대한 사랑의 감정을 품었고, 또 그것에 대한 질투역시 버릴 수 없었다. 그가 지닌 敎養의 특징이 人生 調和 感에 도달할 수 있었던 것은, 인생에 대한 적극적이면서도 그 事理를 헤아릴 줄 아는 태도 때문이었다.
인생과 이 조화에서 가장 위대한 중국의 詩歌가 읊어지게 되었던 것이다.
이 세상에 속하고 이 세상에 태어난 인간으로서 그가 지닌 決意는 인생에서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淸明한 아침, 홀로 거닐고, 때론 지팡이를 옆에 세워두고 잡초를 뽑고 밭매기도 하리로다.] 하는 것이었다.
陶 淵 明은 단지 전원과 가족 품으로 돌아왔던 것이다.
그가 바랐던 것은 세상의 조화였다. 반역을 한다거나 역행하려는 것은 결코 아니었다. 그는 貧農 詩人이었다. 현명하고 명랑한 사람인 채 세상을 떠났다.
紀元 405년 11월 太守의 자리를 내어놓고 고향으로 돌아가려고 결심했을 때 그가 지은 歸去來辭에 실려 있는 것은 그가 한평생 품었던 위대한 인생에 대한 사랑이었다. 그는 겸허하고 단순하면서도 꿋꿋한 성품의 소유자였다. 때때로 그는 사람들과 사귀는 것을 몹시 성가시게 여길 때도 있었다.
세계의 長久한 歷史는 그를 東洋 最大의 哲學者요, 가장 人間 味가 깃든 사람이었다고 서술한다. 人間은 實在 存在하는 大地와 架空의 천국과 의 중간에 태어난 존재라 일컫기도 한다.
이 사회는 探險家, 征服 者, 大發名家, 偉大한 大統領, 역사의 흐름을 바꾸는 英雄등과 같은 超人이 절대 필요하다. 그러나 가장 행복 한 이는 겨우 경제적 독립을 한 사람이기도 하다. 人類를 위 해 큰 공헌은 없지만, 그런대로 일을 했다. 사회에 어느 정도 이름은 알려져 있다. 그다지 유명한 인물은 아니다. 그런 정도의 중산층에 속하는 사람들이 아닐까.
한 개인이 가장 행복을 느끼고 가장 처세를 능하게 해 나가려면 생활 걱정이 우선 없고 그렇다고 전연 걱정이 없는 것도 아닌 정도. 별 대수롭지 않은 약간의 재정능력을 가진 초졸 한 환경의 사람이라야 했다.
뭐니 뭐니 해도 우리들은 이 세상에서 살아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인식 할 필요가 있었다. 그러니까 철학은, 멀다고 느껴지는 하늘나라에서 땅위로 끌어 내리지 않으면 안 된다.
中國文化가 낳은 人格者, 최대의 詩人, 최고의 調和的 所信인 陶 淵 明의 生涯에서 우리가 아우르기를 그는 높은 벼슬을 한 것도 아니었다.
權勢라든가 사회적 功名이 있었던 인물은 더더욱 아니었다. 남아있는 저술이라야 몇 편의 詩篇과 두 서 너 개의 論文이 전부였다.
그가 세상을 떠난 지 千 數 百年이 지난 오늘날까지 그의 이름이 눈부시게 빛나는 것은 後世의 群小詩人이나 文人들에게 있어 최고의 人間性이란 무엇을 말한 것인가! 하는 것을 말 해 주는 상징적인 사람이었다.
그의 생활엔 그가 지었던 詩風과 마찬가지로 진지한 맛이 있어 그 보다는 원기왕성하고 이론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두려움을 느끼게 할 정도다.
오늘날 그에게 주어진 지위는 진실로 인생을 사랑하는 이에게 알맞은 典型이었다.
그의 경우 俗世의 욕망에서 도피한 것은 아니었다. 官能을 잊지 않는 생활과 조화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는 어리석은 자기만족 경지에서 벗어난 사람이었다. 인간이 지닌 슬기가 비로소 관대한 諧謔의 느낌 속에서 圓熟한 경지에 도달한 것이었다.
그야말로 玄妙하고 特異한 중국인의 교양을 나타내고 있는 인물이었다.
肉體에 대한 愛着, 高踏적인 精神의 禁慾이라고 까지는 할 수 없었다.
精神 性, 唯物論이라고 까지 말 할 수 없었다. 그저 不可思議한 결합이었다. 관능의 정신이 하나의 조화 속에 竝立되고 있다고나 할까.
이상적 철학자란 女性이 지닌 아름다움을 이해하나 그 雅 體는 결코 잊지 않았다.
인생을 깊이 사랑하기는 하나 스스로 節度를 저버리지는 않았다.
속세에서의 성공과 실패가 다 같이 허망함을 깨달아 세상일엔 超脫 하였다.
달관은 하고 있으나 그렇다고 속세를 반항 하거나 적대시하지는 않았다.
그는 그런 선비였다. 그는 정신면에서 成熟해진 결과 이 같은 참된 조화의 경지에 도달했던 것이었다.
그의 생애는 그가 남긴 시와 같이 자연스럽고 솔직한 것이었다.
도연명은 청년 한 때 부모의 부양을 위해 보잘 것 없는 공직에 있었다. 머지않아 그는 그만두고 田園으로 돌아가 농부로서 스스로 받을 갈았다.
그러다가 병을 얻게 되었다. 그의 약점은 술을 몹시 좋아 한 것이었다.
[나는 취했으니 자고 싶다. 여러분들은 돌아가도 좋으리라.]
그는 有 絃 樂器인 琴을 한 틀 갖고 있었다. 그러나 絃은 한 줄도 매달려 있지 않았다. 琴이라고 하는 것은 古樂器이기에 매우 느리게 켜야 했다.
마음이 조용히 맑게 갈아 않을 때 비로소 제소리가 나는 그런 악기였다.
술좌석이 파한 뒤에 음악적인 감흥이 나면 이 無 絃 琴을 어루만지며 흥취를 돋우는 것이었다. [이제 음악의 진미를 맛보았거니 줄 당기는 소리를 들을 필요가 어디 있을까 보냐.] 그의 인생은 바로 이런 것이었다.
*이 小考는 林 語 堂[누가 인생을 가장 즐길 수 있는가?] 삶을 사랑한 陶 淵 明을 참고 해 서술한 것임을 밝혀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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